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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 리포트-한불선교협정

세계선교부 2015-02-16 (월) 14:13 9년전 1629  

2014년 06월 02일(월)   성원용 목사


7. 한불선교협정  

디아스포라 리포트 


유럽은 이미 기독교 국가였던 지역이다. 유럽 기독교가 점점 쇠퇴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아직도 저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프랑스 사역을 시작하면서 이곳은 제 3세계 지역과는 매우 다른 선교 현장임을 보게 되었다. 이들의 기독교 역사와 전통, 현재 존재하고 있는 교회를 무시하고 우리들의 방식으로 선교하려는 것은 오만과 무지의 소치라는 것이다. 이곳에서 해야 하는 선교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프랑스교회와 협력하고 그들에게 배우고 그들을 깨우고 다시 일어나서 재 부흥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1997년에 프랑스 개혁교회(ERF) 총회를 찾아가서 문을 두드렸다. 그들은 호의적으로 맞아 주었고 선교협정 의사를 밝혔다. 문서를 준비하여 파송교회와 총회세계선교부에 보냈다. 그러나 결국 그 일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결과 프랑스 개혁교회는 한국의 다른 교단과 선교협정을 맺게 되었으며, 나는 그 이후 프랑스 개혁교회와 접촉할 수 있는 길을 잃게 되었다. 

2002년에 교회를 개척하여 목회하던 중에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2007년은 그때로부터 꼭 10년 후의 일이다. 프랑스 중남부 리용(Lyon) 지역의 프랑스 개혁교회들이 자신들의 교회를 팔아 신도시에 새로운 교회를 건축하던 중에 30만유로가 모자라서 건축을 중단할 상황이 되자 최숙희라는 한국인 프랑스 개혁교회 목사를 통해서 나를 만나자는 연락을 한 것이다. 파리의 한 카페에 만나 상황을 듣고 그 일을 돕는 것이 프랑스 교회 재 부흥을 위한 선교적 가치가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몇 주후에 서울교회 이종윤 목사님이 파리를 방문하시게 되어 15구에 있는 한인식당에서 프랑스교회 대표와 만나는 자리를 만들었다. 그 자리에서 나는 한불선교협정을 맺고 그런 공적인 관계를 통해서 재정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고 이종윤 목사님과 프랑스 대표도 동의했다. 그 해 여름에 프랑스 개혁교회는 대표단을 구성하여 한국에 파견했으며 이종윤 목사님과 새문안 교회 이수영 목사님이 애를 쓰셔서 우리 교단의 명성, 서울, 새문안, 소망, 영락, 광주 서림교회 등이 재정지원을 약속하고 이행하게 되었다. 또한 서울교회는 프랑스 개혁교회 목회자 30명을 김치세미나에 초청했고 이것이 프랑스 개혁교회가 한국교회를 새롭게 바라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다시 시작된 한불선교협정 논의는 다시 5년이 지나서야 그 결과를 보게 되었다. 좋은 일일수록 더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기도하며 기다렸다. 그러는 동안에 프랑스 개혁교회 내에서는 많은 격론이 일어났다. 이미 한국의 한 교단과 협정을 했으니 다른 교단과 다시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과 PCK 교단과도 협정을 맺어 실질이고 폭넓은 선교협력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한국에서는 이미 우리 교단이 30개국 이상의 교회들과 협정을 맺고 있는 상태이니 프랑스 개혁교회와 선교협정을 하지 않겠다는 총회 실무자들의 입장과 프랑스교회 선교협력을 통해서 프랑스와 유럽과 불어권 아프리카 선교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교계 어른들의 입장이 대두되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 교회는 깔뱅 탄생 500주년 행사에 재정, 인력, 기술지원으로 적극 참여했고, 프랑스 교계지도자들을 식사 초청하여 개인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갔고, 한불연합예배들을 진행하는 등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지속해 나갔다. 

불가능하게 보였던 한불선교협정이 드디어 이루어졌다. 하나님이 길을 여신 것이다. 2011년 6월 3일 프랑스 개혁교회 오를레앙 총회에서 양 교단의 대표인 김정서 총회장님과 슐람베르제 총회장님이 협정서에 사인을 했다. 놀라운 것은 오를레앙 총회는 프랑스 개혁교회라는 이름으로 모이는 마지막 총회이며 이 협정도 그 이름으로 마지막 맺는 역사적 협정이라는 것이다. 2012년부터는 프랑스 개혁교회와 루터교회가 한 교단이 되기 때문이었다. 하나님께서 이런 놀라운 의미를 주시려고 이 일을 지연되게 하신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며 그동안 조바심을 냈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이듬해인 2012년 9월에는 프랑스개혁교회 총회장과 임원들이 서울에서 열린 우리 교단 총회에 참석하여 새로 만들어진 프랑스개신교연합교단의 이름으로 더 심화된 협정서에 사인함으로 한불선교협력은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다. 

한불선교협정이 있은 후부터 모든 것들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워졌다. 당장에 장신대와 파리 신학교의 자매결연이 이루어졌고, 프랑스 개혁교회나 개신교총연맹에서 하는 행사에 공적신분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장신대에서 오는 방문 팀들을 프랑스교회가 공적으로 영접하고 안내하게 되었다. 

지난달에는 프랑스개신교연합교단의 파리지역총회장인 베트랑 까즈노브와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선교센터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약속과 더불어 프랑스교회를 목회할 수 있는 한국인 목회자를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서로가 가진 것들을 나누고 공유하며 서로의 부족한 점들을 채워나감으로 하나님 나라의 선교가 불일 듯 일어나기를 기도드린다.

성원용 / 총회 파송 프랑스 선교사 


제 109회기 총회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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