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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사업 자료(2020년)

관리자 2024-11-08 (금) 09:22 15일전 57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선언문

1517년 10월 31일 비텐베르크 대학교회의 문에 마르틴 루터가 95개 조항의 대자보를 게시하였다. 그 내용은 회개와 죄사함의 문제, 죄사함과 교황의 권위, 면죄부 판매 등과 관련하여 당시의 가톨릭교회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었다. 이런한 방식으로 논제를 제시하고 토론을 진행하는 일은 당시 흔한 일이었다. 그러나 온 세상의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이 95개 조항의 게시를 통해서 특별한 섭리를 행하셨다. 마르틴 루터의 95개 조항은 종교개혁의 신호탄이 되었다. 마르틴 루터와 그 후에 등장한 수많은 종교개혁가들에 의해 개신교가 탄생하였고 이렇게 탄생한 개신교는 세계의 역사를 바꾸어 놓았다. 개신교의 형성에 따라 종교적으로는 중세형의 가톨릭교회가 붕괴되었고, 그에 따라 중세적 가치와 정신이 종말을 고하고 근대적 정신이 탄생하게 되었다. 종교개혁은 의회 정치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를 하였으며 자본주의 형성에 기초를 놓았다. 또한 중세의 미신적 사고를 거둬냄으로 근대 과학의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하였다.

종교개혁의 후예인 영국의 청교도들이 1620년 신앙의 자유와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신대륙으로 건너갔다. 그들의 정신 위에 미국이 세워졌으며 남북전쟁 후 일어난 미국의영적 부흥 운동의 결과 복음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이런한 은혜의 물결을 타고 복음이 한국 땅에 들어왔고 외세의 침략과 민족적 쇠퇴의 운명 앞에 절망하던 이 땅의 백성들은 복음의 빛을 따라 갔다. 그리하여 한국은 거룩한 복음의 땅으로 변모되기 시작했고 세계 선교 역사에서 보기 드문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되었다. 복음과 함께 서양이 선진 문물을 가지고 한국에 들어온 선교사들은 이 나라의 근대화에도 지대한 공을 세웠다. 정치, 경제, 교육, 의료, 복지,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교회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 땅 백성은 하늘나라의 소망으로 일제 36년 절망의 시대를 이겨냈고 한국전쟁의 어둠의 시대를 극복했다. 해방 후 한국은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 정치 발전을 함께 이룬 특별한 나라가 되었다. 이것은 복음 속에 들어있는 하나님의 특별한 능력과 은혜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시절 교회도 크게 발전하여 이 땅에는 1,000만 성도를 헤아리게 되었다. 이 나라와 이 백성에게 주신 하나님의 크신 은혜이다.

한국교회는 500년 종교개혁의 역사 가운데 최근 100년 여간에 거둔 아름답고 풍성한 열매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가 온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죄와 허물이 많은 이 세상 가운데서 얻은 열매이다. 그 결과 여러 곳에 흠이 있고 병들고 어그러진 부분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 이 시대에도 종교개혁 정신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 병들고 상한 부분을 도려내고 어그러진 부분은 바로 펴고 깨끗하지 못한 부분은 말끔하게 씻어내야 한다. 이것이 루터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 교회와 성도가 행해야 할 역사적 과업이다. 이 일을 잘 감당해야 한국교회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 성장할 수 있고 세계 교회를 잘 섬기며 하나님 나라의 거룩한 터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일을 잘 감당하지 못하면 우리 한국교회도 서구 교회처럼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처한 영적인 흐름을 한 마디로 표현하며 '세속화'이다. 세속화란 사회제도와 가치가 신앙에서 멀어지고, 분리되고, 독립적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종교개혁 500년의 역사와 함께 시작한 근대는 세속화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세속화의 결과로 신앙의 쇠퇴, 현세주의적 가치에의 동조, 신앙과 제도의 변형, 합리화와 비성화(非聖化 / desacralization)의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세속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 교회가 당면한 개혁의 과제는 거룩성의 회복이다. 거룩성의 회복은 교회와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는 일이다. 또한 일부 교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교회의 사사화(私事化) 현상은 거룩한 주님의 교회를 특정 개인의 교회로 만드는 것이다. 이것 역시 세속화의 결과이며 교회의 본질과 거룩함을 회복하기 위해 극복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이다.

 

 

이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 한국교회는 ‘다시 거룩한 교회로’ 변화되어야 한다. 우리 교회와 성도가 나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고 고침받고 치유되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다음과 같이 95개 조항의 선언문을 공포한다. 이 일에 성령께서 함께하시어 이 땅 위의 모든 교회와 성도들 위에 크신 은혜를 내려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1. 하나님을 경외하는 일과 말씀의 거룩성 회복

세속화로 인하여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거룩한 경외심이 손상되고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가 현저하게 약해졌다. 그 결과 사시시대처럼 자기 소견에 옮은 대로 행함으로 세상은 어지러워졌고 하나님의 백성들의 거룩한 모습도 손상되었다. 이러한 시대를 맞아 삼위일체 하 나님에 대한 경외와 말씀의 거룩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열왕기하 22장 8-11절 / 디모데전서 3장 16-17절) (1)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셨고 섭리하시며 주관하시므로 피조세계와 이 세상의 제도와 역사속에는 언제나 거룩하신 하나님의 손길과 뜻이 있음을 믿는다. (2)삼위일체 하나님의 거룩하신 섭리를 알고 그 뜻을 이루는 것이 우리 인생들의 삶의 첫 번째 목적이다. (3)하나님의 거룩한 섭리와 뜻은 인간의 감각과 이성 혹은 인간의 경험과 추론만으로는 온전히 알 수 없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거룩한 뜻과 섭리를 알기 위해서는 하나님이 자기 자신을 밝히 드러내시는 계시에 의존해야 한다. (4)하나님의 계시를 가장 완전하게 보여주는 것이 구약 39권, 신약 27권으로 이루어진 하나님의 말씀, 성경이다. (5)우리는 성경을 우리 삶과 신앙과 도덕의 최고 기준으로 삼는다. (6)우리는 성경을 가장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며, 읽고 묵상하고 암송하면서, 그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7)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신학자와 목회자는 성경을 소중히 여기고 그 권위를 온전히 인정하는 모범을 보임으로써 하나님의 말씀의 거룩함을 회복하도록 한다. (8)크고 넓고 깊은 하나님의 말씀을 일고 해석할 때 믿는 이들 사이에서도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의 이단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본질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를 통한 구원의 본질을 그릇되게 해석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하되 그들이 정통 신앙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9)신앙의 본질과 관련된 해석의 문제가 아닐 때에는 서로의 입장과 양심을 존중하여 하나님의 말씀이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자리에서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한다.

 2. 믿음 생활의 거룩성 회복

세속화는 우리의 관심을 물질적이고 현세적이고 육신적인 일에 끌리게 했다. 그리하여 우리의 신앙이 약해지고 병들고 왜곡되었다. 약해진 신앙을 바로 세워, 믿음 생활의 거룩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10)우리는 물질의 복을 얻는 것보다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가 이루어지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마태복음 6장 33절) (11)자족하는 마음을 가지며 먹을 것과 입을 것 이 있으며 족한 줄 알고(디모데전서 6장 8절),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주님의 은혜에 감사한다. (12)육체의 일을 멀리하고 성령의 9가지 열매를 거두는 삶을 산다. (갈라디아서 5장 22-23절) (13)우리의 몸이 하나님의 성전이며 성령이 거하시는 집으로 알고 우리 몸을 더럽히지 아니하고 거룩하게 보전한다. (고린도전서 3장 16-17절) (14)우리가 나이 들고 늙어갈 때 겉 사람은 낡아지더라도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질 수 있다. (고린도후서 4장 16절) 그러므로 우리는 나이 들고 육신이 늙어 가는 것을 싫어하거나 섭섭해하지 않는다. (15)현세에서의 삶을 가볍게 여기지는 않지만 내세의 천국을 더욱 더 소망하면서 산다. (16)죽음은 영화(榮化)의 관문이며, 그리스도 안에서의 죽음은 복이 됨을 믿는다.(요한계시록 14장 13절)

 3. 교회의 바른 운영과 관리

세속화된 사회에서 교회는 종교활동을 하는 여러 자원(自願) 단체나 조직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그리하여 조직으로서의 교회가 생존하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교회는 다른 조직이나 단체와 경쟁하고 자구책을 세워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러한 세속화의 상황은 교회 조직의 존속, 운영, 발전 등에 있어서 세속적인 방법을 사용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회사를 닮아 가는 교회'라는 말이 나오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시대를 맞이하여 교회의 거룩함을 회복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사도행전 2장 42절 / 디모데전서 3장 15절 / 에베소서 1장 22-23절) (17)교회가 성장함에 따라 늘어난 재산을 운용하고 관리할 때 세속 기업의 원리가 작용하기 쉽다. 성도들의 헌금과 교회의 재산을 사용할 때 기업체의 경영 원리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원리에 따라 사용한다. (18) 교회가 성장함에 따라 확장된 조직의 힘을 사용할 때 세속 정치 집단의 원리가 작용하기 쉽다. 교회의 조직을 관리하고 통솔할 때 세상 권력의 지배 원리가 아니라 겸손과 섬김의 원리에 따라 행한다. (19)교회가 성장함에 따라 교역자와 직원의 수가 늘어나게 되는데, 그들을 관리할 때 세속 조직의 인력관리 원리가 작용하기 쉽다. 교회의 교역자와 직원을 하나님 나라의 동역자로 대하고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무슨 일을 하든지 주께 하듯 섬긴다.(골로새서 3장 23절) (20)교회 공동체 성원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며 더 나아가 교회가 속한 지역 사회와의 의사소통도 잘 되도록 한다.(에베소서 4장 16절) (21)교회의 직분을 계급으로 여기지 않고, 사회적인 지위나 부를 기준으로 교회의 직분을 함부로 제공하는 일을 하지 않으며,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직분을 맡을 대 순환제를 채택함으로 한 사람에게 그 권한이 집중되지 않도록 한다. (디모데전서 5장 22절) (22)원수 마귀가 교회를 흔들기 위해 우는 사자처럼 울부짖으며 가장 먼저 목사와 장로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 목사와 장로는 이 사실을 명심하고 더욱 더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교회를 섬기고 관리하여 교회의 거룩성을 잃지 않도록 주의한다.

 4. 교역자의 거룩성 회복

자비로우신 주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고 복주시며,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이루도록 교회를 세우셨고 그 교회를 섬기기 위해서 교역자를 세워주셨다. 구약시대에는 레위인, 제사장 등의 이름으로 하나님의 백성을 섬겼고 신약시대에는 목사, 장로, 감독, 전도사 등의 이름으로 교회를 섬기게 하셨다. 세속화의 흐름은 교역자들에게도 밀려와 성직의 거룩함이 무너지고 있다. 이런 시대를 맞아 그 거룩함을 회복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선포한다. (디모데전서 4장 12-13절 / 베드로전서 5장 1-4절) (23)우리는 부르심을 받아 일정한 훈련과정을 마치고 교회의 법에 따른 자격을 갖추고 안수를 받은 교역자가 하나님 앞에서 결정적인 흠결(欠缺)을 가지지 않는 한 그를 거룩한 하나님의 종으로 인정하고 존중한다. (24)교역자는 자신이 처한 형편이 어떠하든지 소명 받은 성직자임을 기억하고 성도 앞에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으며 세상에서 힘이 없고 낮은 자리에 있는 성도 앞에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는다. (25) 교역자는 하나님과 교회와 성도를 섬기는 거룩한 성직을 생계를 위한 직업이나 자신의 인간적 야심을 충족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지 않는다. (26)교역자는 건강하고 모범적인 가정을 이루며 이성 교우와의 관계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하고 하나님 앞에서의 거룩함을 잃지 않도록 한다.

 5. 치리기관과 교회연합기관의 거룩성 회복

하나님께서는 교회의 질서을 유지하고 성도들의 신앙을 바르게 인도하기 위해서 당회, 노회, 총회와 같은 치리기관과 여러 연합기관을 세워주시고 신실한 종들로 하여금 섬기도록 하였다. 그러나 개별교회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기관에도 세속화의 물결이 흘러 들어와 거룩함을 잃고 있다. 그 거룩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사도행전 15장 27-29절) (27)당회, 노회와 총회는 교회 안의 성도들과 지역 교회를 돕고 섬기고 세워주기 위해서 세운 기관 임을 분명히 알고 세속 사회의 상위기관처럼 주장(主掌)하는 자세나 군림하는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 (28) 당회원과 노회와 총회의 총대나 임원들은 개인적인 명예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산하의 모든 교회와 교역자, 성도들을 섬기기 위해서 그 직분을 수행한다. (29)노회와 총회의 총대나 임원들의 주된 사역은 자신이 섬기는 지역 교회임을 분명히 알고 상위 기관을 섬기는 일 때문에 자신이 책임진 지역 교회의 사역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30) 교회연합운동 기관들이 매우 정치적이고 세속적인 원리에 의해 지배되는 기관이 되고 말았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크고 작은 교회연합기관에서 활동하는 지도자들은 겸손한 마음과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일하도록 한다.


제 109회기 총회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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