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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에 대한 총회장 목회서신

관리자 2014-04-18 (금) 16:09 10년전 2365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절에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대형 참사사건이 또 발생했습니다. 지난 416일 인천을 떠나 제주로 향하던 대형 여객선 세월호가 475명의 승객을 태우고 운행 중에 진도 해역에서 침수되었고, 아직도 수많은 실종자들의 생존여부가 파악되지 못한 채 온 유족들과 국민들의 애통한 절규가 하늘을 울리고 있습니다.

이번 세월호 침몰사건은 인재입니다. 낡은 선체는 물론이요 선장과 승조원들이 운항에 대한 안전규칙을 준수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승객들의 안전을 도모하며 마지막까지 승객구조의 책임을 다해야 할 위기상황에서 승객구조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바른 안내와 조치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유일한 구명정에 먼저 몸을 싣고 탈출하므로 충격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정부의 책무입니다. 정부는 대선공약인 국민안전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안전한 한국 사회를 위한 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행정안전부안전행정부로 바꾸고, 지난 해 5월말 국민안전종합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차관. 차장급 안정정책조정회의를 만들고, 중앙부처, 지자체, 공공기관에 각각 재난안전책임관을 지정해 각종 사고에 대응하도록 조치해 왔습니다. 그러나 세월호참사를 통해 드러난 정부의 재난구조시스템은 전시행정임을 의심할 만큼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우리는 먼저 이번 참사로 인한 사상자들과 실종자들의 가족들과 관계자들, 그리고 이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십자가에서 수난 당하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깊은 애도와 위로를 드리며 부활의 하나님의 평강과 소망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총회는 총회장과 임원들이 진도 현장을 방문하여 위로하였고, 또한 사고 지역 인근의 노회와 지역교회로 하여금 자원봉사단을 구성하여 사후대책수립을 위해 현장에서 수고하는 유가족들과 관계자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특별히 안산지역의 단원고등학교 희생자들 유가족과 동료학생들과 교사들의 정신적 치유와 화해를 위하여 서울서남노회 지역교회들과 협력하여 최선의 목회적선교적 돌봄을 실천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이라는 제98회 총회 주제에 나타난 대로 우리는 고통 받고 상처 입은 이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위로하며 그들과 동행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 총회는 65개 노회, 8,417개 교회, 280만 성도들과 더불어 이 사건을 통하여 다음과 같은 교훈을 되새기고 실천함으로써 생명의 안전과 행복을 도모하는 성숙한 사회 발전에 앞장서서 기여해야 할 사명과 책임이 있음을 다시 확인합니다.

첫째, 이번 참사사건의 피해자들과 그들의 가족을 위하여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섬기는 디아코니아적 헌신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어려움을 겪는 이웃, 강도만나 죽어가던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보호하기 위해 모든 인위적 경계를 넘어서 최선을 다한 선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이웃을 섬겨야 할 사명과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주님은 너도 가서 이와 같이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10:37). 배고픈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헐벗은 자에게 입을 옷을 주며, 목마른 자에게 마실 물을 주며, 병든 자, 나그네 된 자, 옥에 갇힌 자를 돌보는 일이 곧 지금 여기에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섬기는 자들의 종말론적인 신앙행위입니다. 우리들은 언제나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고난당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섬김의 자리로 초대되고 있음을 명심하고 기도와 물질의 나눔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둘째, 리 교회는 성도들과 지역주민들이 생명의 풍성함을 누리도록 공동체적 생명의 안전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준법정신으로 질서를 지키며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을 도모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교회의 본질적 사명과 역할은 지역사회공동체 속에 있는 생명을 풍성하게 하므로 이 땅에 치유와 화해의 생명공동체인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 나가는 일입니다. 영적인 돌봄뿐만 아니라 위기에 빠진 이웃을 돌보는 일 또한 교회의 일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교회는 안전사고예방을 위하여 지방정부와 협력하여 모든 교회 내 시설과 지역사회의 안전시스템을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은 즉각 보완하며 안전기준지침에 따른 설비를 보강하는 등 예방적 조치를 실천해야합니다. 사회 안전 시스템의 강화는 우리 교회가 공공성을 가지고 참여하며 실천해야할 매우 중요한 사회적 선교과제입니다. 생명공동체의 안전을 위해서는 내 집 앞에 눈과 쓰레기를 치우고 작은 신호등 하나를 지키는 교통질서에서부터 세금을 성실하게 내고 모든 삶의 영역에서 지켜야 할 규정, 규칙, 법을 최선을 다해서 지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 행하는 작은 위법이나 불법이 결국 많은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그들의 생명과 재산을 빼앗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윤리와 도덕을 바르게 세우는 일에 성도들과 교회가 앞장서므로 자녀들과 다음 세대들에게 훌륭한 본을 보여야합니다.

셋째, 우리 총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기본 책무를 더욱 성실하게 담당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정부는 사회전반에 퍼져있는 안전 불감증을 없애고 노동자를 포함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확실히 보장해 줄 법과 제도와 시스템을 갖추어야 합니다. 특히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점검이 필요합니다. 또한 사고에 차분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요령이 몸에 배도록 어릴 때부터 안전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안전은 구호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제도와 문화 속에 뿌리 내릴 때 우리의 의식에 자리 잡히고 습관으로 몸에 배일 수 있습니다. 정부가 사회전반에 걸친 안전시스템을 점검하고 새롭게 개선하기 위한 제반 노력을 성실하게 경주해 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우리 총회는 지역교회와 더불어 정신적, 심리적, 육체적 고통 중에 있는 유가족과 구조된 자들을 돕기 위해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감당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사랑으로 그들과 동행하며 그들과 함께 울며 그들의 고통에 동참하면서 성령의 위로와 전인적 회복의 은총을 위해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한국교회 온 성도들의 기도와 사랑이 상처 입은 모든 분들에게 전달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이 사고로 인하여 부상을 당한 분들, 사망자와 실종자들의 가족들과 관계자들에게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깊은 애도와 위로를 드립니다.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부활과 생명의 하나님의 평강과 소망의 위로가 함께 하실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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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18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김동엽 목사 

 

이번 420일 지교회의 부활절 헌금의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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