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료]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관한 공동 성명

사회봉사부 2006-10-25 (수) 11:12 18년전 3997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관한 공동 성명  

 

예수 그리스도는 이 땅에 평화의 왕으로 오셨다.(눅 2:14) 그리고 그분은 우리들을 평화의 일꾼으로 부르시고, 그 부르심에 응답하는 이들은 “하나님의 자녀”라 일컬음을 받을 것이다. (마 5:9) 우리들은 전쟁의 고통과 고난을 경험한 사람들로서, 평화의 파수꾼으로서의 사명을 다하지 못한 우리들 자신에게 커다란 책임이 있음을 통감한다. 우리는 한반도에서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하여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세계는 이라크전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나, 한반도에서는 미국과 북한(DPRK) 정부 간의 대립이 우선적인 관심의 초점으로 남아 있다. 

지난 119년동안 한국과 미국장로교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전파를 위해서 함께 동역해 왔으며, 또한 억압과 불의와 분단에 처한 한 민족이 사랑과 정의와 민주화, 그리고 평화적인 통일을 실현할 수 있도록 협력해 왔다. 이 오랜 선교협력의 여정은 많은 투쟁과 고통뿐만 아니라 큰 성실성과 기쁨으로 엮여졌으며, 그 결과로 복음은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괄목할 만큼 확장되었다. 

122년 동안 남북장로교로 나뉘어져 있던 미국장로교회들이 1983년 6월에 하나의 미국장로교회로 거듭나면서, 그러한 선교를 뒷받침했던 헌신은 고양되고 갱신되었다. 그 해 미국장로교회 총회는 북한에서의 복음의 열매들을 축하하고, 남북 이산가족들의 고통에 주목하며, “한반도에서의 적대상태를 중단시키고 남북한 동포들의 평화적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사용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이러한 노력의 연장선 상에서, 우리 세 교단의 대표들이 1986년 캘리포니아 샌 안셀모에서 협의회를 가진 바 있다. 이 협의회에서, 우리들은 평화와 통일을 위해 노력할 것과 화해를 가로막는 ‘적대 의식’을 극복할 것, 그리고 북한 그리스도인들과의 교류의 기회를 추구할 것 등을 다짐한 바 있다. 1988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을 채택하였다. 당시 이 선언은 한국 기독교의 가장 영향력있고 역사적인 문서로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지침이 되었다. 

미국장로교회는 1991년, 1995년, 1997년 그리고 2000년 총회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우리의 합의를 재확인했다. 특히 오하이오 신시내티에서 열린 미국장로교회 총회에서 남북한 교회 대표들이 각각 가지고 온 나무들을 겹쳐 십자가를 만들었던 일은 감동적이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우리의 하나됨을 상징하고,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한민족과 분단된 한반도가 재결합되어 통일될 것이라는 데에 대한 우리들의 소망을 표현한 것이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남북한 사람들간의 개방성과 교류의 증거들을 우리에게 보여 주심으로써, 그러한 노력들을 축복해 주셨음을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미 한국인들에게 평화와 통일을 주시기 위해서 여러 가지로 역사하고 계심을 믿고 있기에, 우리들이 미국과 북한 정부가 대결하는 위기 상황에 처하여, 한국정부의 중재 역할을 지지하고, 인위적인 장벽을 제거하여 한반도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하나의 백성으로 만들어 줄 평화에 대한 우리의 요청을 새롭게 하기 위하여, 다시 한 번 우리들이 힘을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도 긴급한 과제로 되었음을 고백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대한예수교장로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 그리고 미국장로교회는 다음과 같이 우리의 공동 입장을 천명한다. 

1. 대북 화해 협력 포용 정책은 강화되어야 한다. 
우리 대한예수교장로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 그리고 미국장로교회는 1986년에 채택한 ‘한국 통일 문제에 관한 공동 성명’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 왔다. 즉 세계교회들과 더불어 한반도에서의 화해와 평화 그리고 통일을 위해, 특별히 교회 공동체 안에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공동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북한 주민들이 연이은 자연재해 등으로 인하여 심각한 어려움에 처했을 때, 우리들은 식량과 의약품 지원을 포함한 인도적인 대북 협력에 적극 나섰다.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도 식량 지원과 함께 적극적인 대북 포용정책을 추구하였으며, 그 결과 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되고, 정례적인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시행, 종교계를 포함한 각 분야의 남북 교류 활성화, 남북한 철도 및 도로 연결을 비롯한 남북한간의 다양한 화해와 협력의 획기적인 노력들이 계속되었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들은 한반도에서의 화해와 협력을 증진시켰다. 북한은 개방적인 경제정책을 추구하고, 특히 신의주 특구 계획을 추진하는 등 내부적인 개혁과 대외적인 개방을 위한 본격적인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 모든 변화들이 대단히 의미있는 발전으로서, 그것은 그동안의 화해 협력 정책의 귀중한 결실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오늘날 많은 한국 사람들은 한국을 말할 때, 더 이상 ‘남’ ‘북’을 구분하지 않으며, 지금은 분단되었으나 다시 하나가 되어 가는 하나의 ‘한국’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그러한 노력들의 효과에 대한 희망적인 확인이다. 

이러한 결실들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하여, 대북 화해 포용 정책은 더욱 강화되어야 하며, 특히 한 미 양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긍정적인 변화를 격려하고 가속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확신한다. 북한이 처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식량 의약품 등 인도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1994년 10월 21일에 체결된 제네바 북 미 합의의 틀에 따라, 전력과 에너지난 해소를 위한 실효적인 지원이 재개되어야 하며, 북한에 대한 각종 경제제재가 해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야 말로 현재 우리가 직면한 북핵 위기를 해결하는 지름길임을 확신한다. 

2. 현재의 한반도 핵위기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며, 미국의 대북 강경적대정책은 중단되어야 한다.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그리고 세계의 평화를 위해 한반도 비핵지대화를 지지한다. 즉 핵의 생산 배치 사용이 한반도에서 금지되어야 하며, 북한의 핵개발 의혹은 조속히 평화적으로 해소되어야 한다.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의 고조는 이미 50여년 전에 처참한 전쟁의 참화를 경험한 남북한 7000만 한민족의 생존을 또다시 위협하는 것으로서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 우리는 한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북핵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요청하며 미국 정부로 하여금 북 미 직접 협상에 나서도록 촉구하고 있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는 해결해야 할 지역적 문제들이 무엇이건 간에 북 미 간에 직접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고 본다. 미국이 대화를 위한 전제 조건들을 내세우거나, 제3자들로 하여금 북 미 간에 중재자로 역할해 주기를 요구하면서, 대북 대결 정책을 유지하는 한, 그러한 문제들은 해결되기 어렵다. 북한은 자주의 원칙에 입각해 있으며, 북 미 간의 문제는 직접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점을 명백히 하고 있다. 미국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대결적인 입장을 견지한다면, 한반도에는 긴장이 고조되고 평화적 해결을 위한 진전은 방해를 받게 될 것이다. 우리는 미국이 북한과의 조건없는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북한 역시 무모하고 도발적인 핵정책을 포기하고, 핵무기 개발에 대한 외부 세계의 의혹해소를 위해 적극 협력하고, NPT체제로 즉각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 

3.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 
한반도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남북한 간에는 그동안 합의된 7.4공동성명(1972년 7월 4일), 남북 기본 합의서(1992년 2월 19일), 그리고 6.15 남북공동선언(2000년 6월 15일)의 내용과 정신이 존중되어야 한다. 북미 간에도 그동안의 휴전협정을 대체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노력과 그에 앞서 불가침협정의 체결을 위한 협상이 시작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중국과 일본 그리고 러시아 유럽 연합 등이 양측을 격려하는 것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통일된 한국의 지속적인 평화는 이 지역에서 수십년만의 진정한 안보를 제공할 것이며, 전세계적인 평화의 확산을 위해서도 기여할 것이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모든 당사자들은 온 힘을 다해 이러한 노력들을 지원해야 한다. 우리는 이를 위해 장로교 및 개혁교회의 일원인 동역 교회들로서, 그리고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들로서, 다음과 같이 공동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한다. 

가. 우리는 세계와 한반도의 평화와 정의와 화해를 위해 기도하고 노력할 것이다. 
나. 우리는 한국 정부의 대북 화해 협력 포용 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격려할 것이다. 
다. 우리는 미국 정부로 하여금 대북 강경 적대 정책을 포기하고 포용정책으로 돌아 올 것과 , 북한 주민이 필요로 하는 식량 약품 에너지를 지원할 것을 촉구한다. 
라. 우리는 미국 정부가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군사적 수단을 동원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마. 우리는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한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다. 
바. 우리는 북한 주민들의 필요가 존속하는 한, 식량과 의약품의 지원을 지속할 것이다. 

우리는 21세기에 들어서서, 어리석은 인간들이 사랑과 정의 그리고 화해와 평화를 명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외면한 채, 이기적인 이권에 사로잡힌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이 주신 이성과 창조성을, 생명을 위하여 사용하기 보다는, 오히려 대량 파괴와 살상을 위한 최첨단 무기들을 개발하는 데 악용하고 있다. 전쟁의 그림자가 한반도에도 어른거리고 있다. 우리는 이 시간, 한반도를 포함한 지구상 그 어느 곳에서도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죽임과 재화에 대한 대량 파괴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선언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오신 하나님은 이 세상 어떠한 폭력의 세력들도 이기실 수 있는 분이라고 선언하다. 우리는 폭력 앞에 너무나 무력함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생명의 주님은 이미 사망과 죄악을 이기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가 약할 때에 힘주셔서 한국과 모든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 쉬지 않고 기도하며 일할 수 있도록 해 주실 것을 확신한다.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2003년 5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미국장로교회       총회  


제 109회기 총회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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